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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암, 더 이상 암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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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해예 작성일20-03-21 13:32 조회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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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교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암 환자의 10명 가운데 7명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0년 전과 비교할 때 1.3배 높아진 수준이다. 암을 더 이상 불치병으로 여기지 않는 인식, 조기에 예방하려는 노력, 의료 기술 발전이 암 생존율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암 생존율 상승은 의료 기술 발전, 국가 지원, 암에 대한 인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암 발생 인구 가운데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 나머지 3분의 1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는 여기에서 숫자 '3-2-1'을 따 와서 매년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지정했다. 이를 통해 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예방과 치료 의욕을 고취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로 암 생존율이 70%를 넘어선 현재 시점에서는 암 예방과 치료를 위한 개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국가 암 검진 지원 사업은 이러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유도해서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은 대체로 간단한 방법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경우 완치가 90%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국가 암 검진 대상 암종인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6대 암의 5년 순생존율은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영상 진단 장비의 지속 발전도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 성적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밀 진단을 통해 환자 중심의 맞춤 치료를 실현하기 위한 의료계의 노력이 암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진단 솔루션이 빠른 속도로 개발돼 상용화되고 있는 것도 암 조기 발견과 치료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 기술의 혜택을 십분 누리기 위해서는 암에 대한 개개인의 관심과 이해도 제고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암 가족력, 흡연, 비만, 직업 등 본인에게 있는 건강 위험 요인을 고려해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뒤 적절한 검사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건강검진을 주기로 받는 것도 광의로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적극 의지로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 운동, 금주, 금연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정기로 종합 건강검진을 받는다면 암 예방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사회 구성원의 개인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지속해서 암 극복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찬교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chankyokim@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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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90년 3월21일 “여자 교사가 많아 아이들 의지력이 약하다”고요?


‘오래 전 이날’은 과거 경향신문의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가깝게는 10년, 멀게는 60년 전 발행된 신문을 읽다보면 당시 사회상이 어땠는지, 한국 사회를 지배한 사고방식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2020년 기준으로 보면 화들짝 놀랄 만한 콘텐츠가 신문에는 가득한데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으로 점철된 기사가 대표적입니다. 3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 실린 이 기사도 그 중 하나입니다.

1990년 3월21일에는 ‘국교 교단, 여교사 시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국교란 국민학교의 줄임말로 지금의 초등학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최근 국민학교에 신규 임용되는 교사들 중 남자의 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여자만 자꾸 늘어 국교 교단의 여성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전국 11개 교대에 지원하는 만학생의 숫자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의 퇴조, 산업의 발달에 따른 직업 선택 폭의 확대 등 교육 외적인 요인이 많기 때문으로 남자 교사의 증원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교육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국민학교 교사 중 서울 등 대도시는 72%, 농어촌 지역은 60% 이상이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10년 전인 1980년의 36%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수치였는데요. 이런 경향은 대도시일수록 두드러졌습니다. 서울의 경우 시내 전체 교사의 71%가 여성이었고, 50학급 이상 대규모 국민학교는 90% 이상인 곳도 많았습니다.

신규임용만 놓고 봐도 여성 비율이 높았습니다. 1980년부터 1990년도까지 72~94%로 나타나 평균 85%를 넘겼습니다. 특히 1988년에는 549명 임용 중 여자가 517명으로 94.1%를 차지했습니다. 남자는 겨우 32명에 불과했고요.

당시 신문은 이에 대해 “교단 여성화와 함께 이에 따른 부작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1990년 3월21일자 경향신문 15면
‘교단 여성화’를 막기 위한 시도도 있었답니다. 1989년 서울시교육위원회는 성비를 맞춰 임용하는 ‘남녀교사쿼터제’를 조례료 규정했는데요. 여성단체들이 성차별이라고 반발하면서 실시를 보류한 상태였죠. 그해 3월에는 전국 교육대학의 입학 정원에 여학생 비율이 60%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 응시자수가 7~15% 정도로 적어 실효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신문은 위 사실을 언급하면서 “교단의 여성화로 남자 어린이들이 과거에 비해 의지력이 약해지고 단체생활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교사와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특히 여교사들의 출산과 가사에 대한 부담이 남자교사보다 커 수업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현재의 추세대로 교직이 여성화하면 멀지 않아 우리나라 교육은 돌이킬 수 없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남녀쿼터제와 교대 지원 남학생에 대한 학비 특혜 등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문교부 관계자의 말도 인용했습니다.


30년 전 기사라곤 하지만 놀랍습니다. 이 기사는 아이들이 여성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으며 의지가 약해진다는 근거 없는 편견을 저항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여성들이 대체 왜 교대에 몰리는지, 여성 교사들의 출산 및 가사 부담이 왜 남자 교사보다 큰지 그 배경 또한 무시했고요. 여성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겪는 차별이나 유리천장 또한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여교사 10명 중 6명이 직장 내에서 여성 혐오 표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2017년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30년 전에는 더욱 심했을 겁니다.

2020년에도 30년 전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2018년 기획 ‘미투의 혁명, 혁명의 미투’ 3회 ‘여초 사회의 남성들’ 편의 내용 일부를 인용합니다.

“초등학교 교사는 간호사와 더불어 대표적으로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직업이다. 서울 지역 전체 초등교사 2만9000여명 가운데 남성은 13.3%에 그친다. 교장과 교감, 수석·보직교사 등을 빼고 일반 정교사만 살펴보면 92.2%가 여성이다. (중략) 여성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음에도, 여전히 남성들은 성별 위계질서에 익숙하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분석 연구’에서 남성 10명 중 3명은 “남성이 여성 밑에서 일하는 것은 불편하다”고 했다. “의사결정 권한은 최종적으로 남성에게 있다”는 사람이 30대에서는 25.6%, 40대는 33.8%, 50대는 41.4%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많은 조직에서도 남성이 ‘수장’을 맡는 구조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여교사가 비율이 전국적으로 78%다. 중학교 교사는 70%, 고등학교 교사는 51%, 대학 등 고등교육 과정의 여성 교원은 35%로 교육단계가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줄어든다. 교사는 여성이 많아도 ‘교장’은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2016년 통계청 조사에서 학교급별 여성 교장 비율은 초등학교 34.5%, 중학교 24.3%, 고등학교 9.9%로 나타났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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